어느덧 8번째 축구화다. 처음 신었던 축구화는 프로데터 펄스 베컴 시그니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접한 해외 축구는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경기였고, 그곳에서
뛰던 베컴의 매력에 빠져 그 축구화를 구매했던 것 같다. 이후 제라드에 빠져 콥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적어보도록 한다. 여튼, 그 축구화를 시작으로
아디다스 축구화는 마무리하고 바로 다음으로 베이퍼 3를 샀다. 처음엔 은색을
구매했다가 바나나 컬러도 추가로 구입했다. 하지만 발볼이 넓은 내게 베이퍼는
너무 맞지 않아 결국 나이키 CTR360 마에스트리2 풋살화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신었던 축구화 중에서 착용감, 디자인 모든 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제품이었다.
그리고 그 후로 오늘 리뷰하는 팬텀까지 오게 되었다.
최근에는 팬텀 비전2 FG를 신다가 새로운 풋살 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급하게
풋살화를 구입해야 했다. 그래서 평소 관심을 두고 있던 팬텀 시리즈를 선택했다.
제일 우상처럼 여기는 제라드와 알렉산더 아놀드를 따라 프레데터 시리즈에도 관심이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은 나이키 팬텀 쪽으로 가는 것 같다.
결국 내가 고른 제품은 나이키 팬텀 GX 2 프로 TF다. 원래 가격보다 조금
저렴하게 판매되는 이유는 아마도 이 시리즈가 단종되고, 팬텀 GX3 대신 팬텀
GX360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제품은
전설적인 CTR360의 DNA를 이어받아 새롭게 등장하는 듯하다. 그 소식을 듣고
기다려볼까 고민했지만, 당장 경기에 참석해야 했기에 일단 팬텀 GX 2를 구입했다.
구매 페이지를 보면서 팬텀 비전2를 신기 전에 신었던 마지스타 오브라의 느낌이
떠올라 선택했다. 마지스타는 내가 처음으로 구매한 최고급형 축구화였고, 너무
마음에 들어 터질 때까지 신었던 제품이었다. 그래서 비슷한 느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거라 기대했다.
받아보고 신어보니 마지스타만큼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풋살화 버전이라서 좀 더 딱딱한 느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시리즈 자체가
마지스타 같은 부드러움을 추구하지 않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나이키 라인업 중에서는 가장 마지스타와 유사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밑창을 보면 일반적인 터프화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돌기 사이에
홈이 파여 있어 젖은 구장에서도 미끄럼 방지 기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터치감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베이퍼 3 같은 외피는 살짝의 물기만 있어도
쉽게 미끄러지는 반면, 내가 신어온 마에스트리, 마지스타, 팬텀 비전 같은
축구화에서는 그런 느낌이 덜하다. 착용감은 처음 신어본 것 치고는 꽤 만족스럽다.
특히 발 안쪽 부분의 감김이 상당히 좋다. 마지스타만큼의 만족감은 아니지만,
팬텀 비전보다는 오히려 지금의 팬텀 GX 2가 더 마음에 든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신발끈이다. 마지스타부터 팬텀 GX까지 신발끈이 사실상
필요 없는데도 불구하고 달려 있어서, 경기 중에 끈이 풀리면 다시 묶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편, 이번 팬텀 GX 2는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이기도 하다. 사용 및 제조 후 발생한 폐기물의 재생 소재를 활용하여 책임감
있게 디자인되었다. 탄소 제로, 폐기물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나이키는 신중하게
소재를 선택하며,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의 70%가 소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플라스틱과 원사, 직물을 재활용하여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고 있으며,
성능과 내구성,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가능한 한 많은 재생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스포츠를 즐기며 살아가는 지구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나이키의 노력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제품 디자인 등, 탄소 제로 및 폐기물 제로를 향한 나이키의
Move to Zero 여정이 이런 제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팬텀 GX 2 프로 TF는 착용감과 디자인, 기능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고려한
제품이라 더 의미가 있다. 앞으로 이 축구화를 신고 경기장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된다.